• Title 이재호의 약초이야기
  • Name 미주여성중앙
  • Date 05/28/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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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과 청국장

자연 생물들이 배출하는 분비물
효소와 영양은 ‘최고식품

 

콩을 삶아서 45도로 보온하여 2-3일 놔두면 납두균이 번식하여 발효물질로 변한다.

 

 

청국장은 냄새가 강해서 젊은이들이 싫어하는
음식이지만 함유된 효소와 영양 면에서 보면 이만한
식품을 찾기 힘들다.

 

비단은 누에가 뽕잎을 먹고 만들어 내는 고치로 만든 섬유다. 명주실이라고도 한다. 본래 이름은 주(紬)였으나 명나라의 비단이 유명해지면서 ‘명주(明紬)’라는 이름이 붙었다. 누에고치에서 만들어졌기 때문에 잠사, 견사라고도 부른다. 사람들이 누에고치를 이용하여 비단실을 만드는데 이용하지만 비단실은 고치를 감싸는 누에의 분비물이다.
거미가 만드는 거미줄도 같은 원리다. 거미줄은 강도와 탄성이 뛰어난 천연섬유로 강철보다 20배나 강하다. 거미줄을 연필 두께로 짜면 날아가는 제트기도 붙들 수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거미줄을 대량생산하여 방탄복을 만드는데 활용하고 있다. 그렇지만 본래 거미줄도 거미가 분비하는 단백질의 일종이다

 

누에고치를 이용하여 비단실을 만드는데 비단실은 고치를
감싸는 누에의 분비물이다

 

미생물인 납두균(바실러스: Bacilus)이 배출하는 실도 비단이나 거미줄과 같은 원리다. 청국장이 발효될 때 보이는 끈끈한 이 실은 납두균이 콩 껍질을 먹고 분비하는 분비물이다. 청국장과 발효, 효소의 관계를 더 들여다 보자.청국장은 삶은 콩을 발효시켜 납두균이 서식하도록 만든 장 종류의 한 가지로, 콩 단백질을 가장 효과적으로 섭취할 수 있는 발효 음식이다. 조선 중기 홍만선이 쓴 산림 경제에는 ‘전국장’이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청나라에서 배워온 것이라 하여 ‘청국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콩을 삶아서 45도로 보온하여 2-3일 놔두면 납두균이 번식하여 발효물질로 변한다. 발효가 되면 효소가 풍부해져 소화가 잘되고 콩의 영양분을 온전하게 흡수할 수 있다. 끓이면 냄새가 진동해서 젊은이들이 싫어하는 대표적인 음식이지만 함유된 효소와 영양 면에서 보면 이만한 식품은 찾기 힘들다.
청국장을 만들 때 주의할 점은 오랫동안 팔팔 끓이면 안된다는 것이다. 효소가 열에 약해서 모두 죽기 때문이다. 애써 만든 효소를 조리하는 과정에서 죽이면 청국장을 먹는 의미가 없어진다. 간고기와 양념을 미리 넣어서 익힌 다음 청국장을 두부와 함께 넣고 2~3분만 끓여내야 맛과 영양을 제대로 살려낼 수 있다. 그래서 일본의 청국장인 나토(Natto)는 생으로 먹기도 한다.

광고에서 자주 보이는 나토키나제(Nattokinase)도 납두균이 콩을 먹고 발효되는 청국장과 비슷한 원리로 만들어진다. 이는 대표적인 혈전용해 효소로 고혈압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전은 뇌의 미세혈관을 막아 치매를 일으키고, 심장의 혈관을 막아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
발효와 효소는 ‘효(酵)’라는 글자가 함께 들어있어 헷갈린다. 그러나 발효는 미생물에 의해서 유기물이 분해되는 과정을 말하고, 효소는 미생물이 먹이를 먹기 위해서 우선 잘게 분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미생물이 분비하는 촉매 단백질을 일컫는다. 따라서 미생물에 의해 발효가 되면 그 과정에서 발효음식은 자연스럽게 많은 효소를 함유하게 된다. 효소는 나토키나제 처럼 용어 끝에 아제(-ase)가 붙는다.
비단실, 거미줄, 청국장은 자연계에서 생물들이 먹이를 먹고 배출하는 분비물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모두 동일하다. 명주실과 거미줄은 옷감으로 이용하고 청국장은 음식으로 이용하는 점이 다를 뿐이다.